출처 :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집트 민주화 혁명과 중동 선교’ 좌담회… “아랍 新체제 포용할 선교 전략을 짜라”

[2011.02.23 18:02]트위터로 퍼가기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 참석자:김동문 선교사, 박동순 전 이스라엘 대사, 서동찬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중동사태가 심상치 않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 예멘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에 거센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바람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까지 휘몰아치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들 국가에 대한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한국교회 안에 새로운 중동 선교 열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판단, 최근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끝낸 ‘이집트 민주화 혁명과 중동 선교’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중동 선교 방향성을 찾아보았다. 좌담에는 중동 전문 칼럼니스트 김동문 선교사, 박동순 전 이스라엘 대사, 서동찬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이집트인들은 기독교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가. 

◇김동문 선교사=그동안 기독교 진영은 친정부, 친이스라엘 입장을 취했다. 콥틱교 교황의 경우 무바라크를 지지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기독교의 반사회적 정서로 인해 현지 시민들의 기독교에 대한 거부가 상당한 편이다. 

◇박동순 전 이스라엘 대사=콥틱교도와 무슬림 간 불협화음이 적지 않았다.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이집트 제2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의 알키디신교회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21명의 신자가 사망하고 43명이 부상당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번 시민혁명 기간에 “우리 모두는 이집트인이다. 무슬림이나 기독교인이나 모두가 하나”라는 구호가 있었다는 점이다. 

◇서동찬 교수=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슬람에서 개신교로 개종했을 때 사형선고를 내려야 한다고 답변한 이집트 무슬림이 84%에 달했다. 기독교는 타 종교와 대화의 새 장을 열어가야 한다. 

-교회가 사회 속으로 들어가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김 선교사=이집트에서도 건강한 교회 모델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교회가 이집트 최대 장로교회인 카스르 엘 도바라 복음주의교회다. 이 교회는 마약중독자와 성매매자 재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비기독교인, 무슬림도 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참여했었다. 정부도 이 교회의 노하우를 배워 관련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집트 교회들이 중동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등 건강한 선교 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좋은 모델을 더욱 확장해 나가면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 

◇박 전 대사=한국의 몇몇 교회가 경쟁적으로 선교하는 게 큰 문제다. 이집트에는 역사가 깊은 콥틱교회가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경쟁, 성과위주 선교에서 벗어나 한국교회끼리 연대하고 현지 교회와 협력해 나가야 한다. 

-우리 방식의 선교는 지양돼야 한다. 오히려 복음 전도를 막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선교사=정서적 접근, 즉 마음을 나누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급하게 프로젝트를 세우지 말고 한 템포 늦춰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게 필요하다. 무바라크가 있었기 때문에 선교가 안 된 게 아니었다. 무바라크 정부는 오히려 강경 이슬람의 득세를 억제했다. 상황이 바뀌면 더 잘할 것이라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박 전 대사=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 9월까지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으니 정부가 어떻게 구성될지 보다 면밀히 보는 게 중요하다. ‘무슬림형제단’의 행보도 관찰 대상이다. 이들은 선교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 교수=마음이 가난할 때 주님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급격한 변화 욕구가 있지만 채워지지 않을 때 마음의 공허함 또한 커진다. 침착하게 선교를 해나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주춤해서는 안 된다. 소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1981년부터 시행된 비상계엄령이 폐지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교회를 세울 때 법적 조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이 진짜 승부를 걸 때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김 선교사=이집트 선교 30여년을 차분히 평가해야 한다. 새롭게 전체적인 판을 짠다는 자세보다는 개보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집트인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우리의 진정성이 전해져야 한다. 

◇박 전 대사=청년 중심 사역 개발도 또 다른 방안이다. 이집트 청년들은 매우 똑똑하다. 데모도 멋지게 했다. 억압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이집트 청년들에게 한국 청년들의 기백을 보여주고 함께 동역해 나가야 한다. 

◇서 교수=결국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서방의 개입이나 이집트인들의 자존심을 구길 수 있는 무조건적인 재정적 접근은 거부감이 클 것이다. 

정리=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P 이원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